무대 위 순백의 아름다움으로만 비춰지는 발레, 하지만 그 무대 뒤 이면은 고통으로 가득하다.
작은 발가락만으로 온몸의 무게를 지탱해야 하는 것처럼 끊임없이 몸을 내던져야하는 훈련은 
물론이고 죽지 않을 만큼만 먹으며 혹독한 체중관리와 자기관리를 요구하는 이 가혹한 예술은
고통의 산물이다. 그리고 이 고통의 춤은 무대위에서 아름다움이 되어 관객을 유혹하고 매료시킨다.

예술자의 고통이 관객에게 아름다움으로 발현되는 발레를 통해서 인간의 내면에 내재된
양면성에 대한 무섭고도 어두운 탐구의 영화 '블랙 스완'은 오로지 발레만을 위해 살아온 (살도록 강요된)
연약하고 예민한 한 여인이 예술의 완벽함을 지나치리만큼 갈망함으로 말미암아 겪는 불안과 공포,
고뇌와 욕망의 자기파괴적 분열의 이야기로 탄생되었다.

인간 내면의 양면성에 대한 이야기는 어느 감독이나 한번쯤 욕심낼만한 영화사의 영원한 주제이지만
그래서 더더욱 어느 감독이나 쉽사리 성취를 보이거나 뚜렷한 족적을 남기기 어려운 주제이다.

이렇듯 다수가 원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주제를  대런 아로노프스키는 청순의 백조와
욕망의 흑조라는 1인 2역의 캐릭터를 담은 발레 '백조의 호수'라는 영민한 소재의 선택과 더불어
영화 내내 작심한듯 자극으로 넘실대는 과도한 과잉의 세계를 보여주면서 잔인하리만큼
섬뜩하고 무섭도록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하며 대단한 집중력을 선사한다.

꿈과 현실, 환상이 뒤엉키는 모호한 세계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탁월한 능력을 가진 대런 아로노프스키가
선사하는 강렬한 에너지와 집중력, 그 영화적 재능도 뛰어나지만 영화 '블랙 스완'은 무엇보다
배우 나탈리 포트만에 의해서 비로서 완성되는 영화이다.

연약하고 예민한 여성에서부터 꿈을 향한 열망과 통제된 욕망으로의 일탈,
가지지 못한 재능에 대한 시기와 예술적 갈망이라는 욕망으로 혼돈하며 서서히 잠식당하고야 마는
자아까지 이 모든것을 고스란히 표현해내는 나탈리 포트만의 연기는 혀를 내두른다.

어릴적 발레를 배운적이 있다지만 이 작품을 위해서 1년동안 하루에 5시간씩 발레를 배웠던
노력과 열정으로 발레리나 특유의 앙상하지만 단단한 잔근육까지도 선보이는 나탈리 포트만의
연기는 러닝타임 내내 빛나고 무서우리만큼 압도적이다.

I was perfect...

완벽함이라는 예술적 욕망이 결국 비정상적인 자기파괴로 치닫고야 마는 니나의
자기확신에 찬 이 의미심장한 대사는 마치 배우 나탈리 포트만을 위한 대사처럼 들린다.
그리고 그 말은 결코 허언이 아니다.

나탈리 포트만, 그녀는 완벽했다...


인상적인 장면...
흑조로 변신한 니나의 모습...


PS...
부끄럽게도  발레를 한번도 보러간적이 없다. 그래서 백조의 호수에서 흑조가 나온다는것을
전혀 알지도 못했다. 뭐 솔직히 발레가 대중적인 예술은 아니지만... ^^;

이 어둡고 음산한 영화는 한시도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할 정도로 엄청난 집중도를 지닌다.
보고 나면 가히 정신이 빠져나간처럼 한동안 몸에 힘이 없을 정도이니 말이다.
비열한 걸작이라는 이동진 영화평론가의 말이 가슴이 와닿는다.
과잉과 자극이 넘쳐나는 이 영화는 관객을 사로잡는 영악하지만 뛰어난 능력의 집합이다.
물론 이 말이 영화가 싫다는 말은 아니다...

그리고 나탈리 포트만을 빼놓을수 없다. 어쩌면 필모그래피에서 일생일대의 기회가 될만한
배역인데 이 영화에서 그녀는 온전히 해냈고 완벽하게 성취했다.
여우주연상을 선사한 아카데미의 선택에 완벽히 동의하는 바이다.
말로 그녀를 칭찬하는것이 구차할정도로 그녀의 연기는 대단했다.

전작에서는 미키 루크를 고스란히 영화적으로 이용하더니 이번에는
 위노나 라이더 그렇게 되고 말았다. 그녀의 모습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간만에 영화평을 쓸려니 하고 싶은 말은 많고 마음속에 여러가지 생각들이 맴도는데
그것이 글로 제대로 써지지 않는다. 무엇을 탓하랴 내 역량이 요만큼인것을...
역시 글도 쓰면서 느는건데 한동안 뭐 하나 쓴 글이 없으니
창피한 수준의 글이라 괜시리 보시는분들께 부끄럽다. ㅠㅠ


Posted by 지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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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itsuzi 2011.03.09 20: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우어.... 영화보다 이 글이 더 재밌네요. 이 글을 보니 갑자기 이 영화가 보고 싶어지네요 잘 보고 갑니다.~

    • 지재이 2011.03.10 08:3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많이 부족한 글 좋게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
      블랙스완, 러닝타임동안만큼은 절대
      다른 생각할수 없게하는것 만큼은 보장합니다.

  2. 달나라밴드 2011.03.10 03:2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글 잘쓰셨는데요 뭐^^
    저도얼마전에 봤는데 마지막에 점점 흑조로 변신하는 모습이 참 강렬 했는데 ㅎ 밀라쿠니스가 나와서 반가웠다는 ! 그 배우가 제가 즐겨보는 미드에 나오는 배우라서요 혹시 미드 좋아하시면 70s show 추천해요 진짜 너무 웃긴 시티콤이에요 글 잘읽고 가요 ^^

    • 지재이 2011.03.10 08:3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감사합니다. ㅎㅎ
      흑조로 변하는 모습, CG까지 적절하게
      사용한 그장면 정말 강렬하더라구요.
      아, 밀라쿠니스 그배우도 매력이 있더라구요.

  3. papa1945 2011.03.10 19:2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글이 맛깔나요.. : )

    영화 만큼 발레가 역동적으로 관객을 자극한다면야

    저도 기꺼이 감상할 용의가 있지만 제 눈이 카메라처럼 크롭과 줌이 되지 않느 이상

    천한 입맛으로 인해 보다 잠들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4. 모탁 2011.03.11 11:2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잘 쓰시면서... -_-+